잠자기 싫어하는 아이, 밤마다 늦게 자려고 버틴다면

저녁이 되면 분명 졸려 보이는데 잠자리에 들어가자는 말만 나오면 갑자기 할 일이 많아지는 아이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놀겠다고 하고, 목이 마르다며 물을 찾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침대에 누운 뒤에도 책 한 권만 더 읽어 달라고 하거나
갑자기 내일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침에는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면서 밤에는 왜 그렇게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는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잠자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잠 자체가 싫어서 버티는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루를 끝내는 것이 아쉽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중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아직 몸이 잠들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매일 달라지는 취침 시간 때문에 수면 리듬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벌어지는 실랑이만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저녁 시간 전체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잠자리 문제는 침대에 눕는 순간보다 훨씬 일찍 시작됩니다
밤 9시에 자야 하는 아이가 8시 50분까지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이제 자라고 하면 바로 잠자리로 이동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놀이를 끝내고, 씻고, 이를 닦고, 잠옷을 입고, 방으로 이동한 뒤 몸과 마음을 가라앉히는 전환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재미있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중단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취침 시간만 정하기보다 잠들기 전 일정한 순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활동의 강도를 조금씩 낮추고, 씻기와 양치, 잠옷 입기, 조용한 책 읽기처럼 매일 비슷한 순서가 반복되도록 해보세요.
잠자리는 갑자기 시작되는 명령이 아니라 하루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요구가 많아지는 이유
잠자리에 들어간 뒤 아이가 물을 찾고, 화장실에 가고, 책을 더 읽어 달라고 하거나 갑자기 내일 준비물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부모에게는 시간을 끌기 위한 행동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미루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요구 하나하나를 그때마다 해결하다 보면 취침 과정은 계속 길어질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필요한 일을 미리 끝내는 순서를 만들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다음 날 필요한 것을 확인한 뒤 침실로 들어가는 식입니다.
아이가 침대에 누운 뒤 새로운 요구를 할 때마다 취침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지 않도록 잠들기 전 해야 할 일과 잠자리에 들어간 뒤의 시간을 구분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정한 시간과 아이가 실제로 졸린 시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취침 시간과 아이가 실제로 잠드는 시간이 크게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밤 9시에 침대에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10시가 넘어야 잠든다면 아이는 한 시간 가까이 침대에서 잠을 기다리게 됩니다.
이 시간이 반복되면 침대가 편안하게 잠드는 장소가 아니라 뒤척이고 부모와 실랑이하는 장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이미 매우 졸린 상태를 지나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경우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시에 침대에 들어갔는지만 보기보다 실제로 몇 시쯤 잠드는지,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는지 며칠 동안 관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12세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하루 9~12시간의 수면이 권장됩니다. 필요한 수면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충분한 수면은 주의력과 행동, 학습, 기억, 정서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집 아이의 취침 시간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아이의 기상 시간과 실제 수면시간을 함께 고려해 생활 리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의 늦잠이 일요일 밤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학교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지만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늦게까지 놀고 다음 날 늦잠을 자는 가정도 많습니다.
매일 분 단위로 똑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이 크게 달라지면 일요일 밤에 평소 시간에 잠들기 어려워지고 월요일 아침에는 다시 일어나기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밤마다 잠들기 어려운 아이라면 취침 시간만 앞당기기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얼마나 일정한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 습관은 밤에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 전체의 생활 리듬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화면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세요
숙제를 마치고 잠깐 쉬는 동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보거나 TV를 보다가 바로 잠자리에 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화면 사용은 단순히 시간을 빼앗는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있는 영상이나 게임은 아이가 활동을 계속하고 싶게 만들고 저녁의 자극을 높여 잠자리로 전환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화면 사용을 줄이고 집 전체의 활동도 조금씩 차분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시간이 되면 TV를 끄고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도 줄이면서 집 전체가 조용해지는 흐름을 만들어 보세요. 아이만 화면을 보지 못하게 하고 옆에서 부모가 계속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면 규칙을 받아들이기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취침 시간을 무조건 앞당긴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아침마다 피곤해하면 부모는 오늘부터 무조건 일찍 재워야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평소 10시에 잠드는 아이를 갑자기 8시 30분부터 침대에 눕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직 잠들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침대에서 깨어 있는 시간만 길어질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오랫동안 뒤척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 먼저 현재의 실제 수면 패턴을 확인해 보세요.
며칠 동안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 실제로 잠든 것으로 보이는 시간, 아침 기상 시간을 간단하게 기록해 보면 아이의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활 리듬을 조절해야 한다면 한꺼번에 큰 폭으로 바꾸기보다 저녁 일과를 조금씩 앞당기면서 아이가 적응할 시간을 주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목표는 가장 일찍 침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자면서 비교적 편안하게 잠드는 생활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러 가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있다면
자러 가라는 말을 다섯 번, 열 번 반복하는 집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말하지만 아이가 움직이지 않으면 부모의 목소리도 점점 커집니다. 이 과정이 매일 반복되면 아이는 첫 번째 말을 바로 행동해야 하는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잠자리 준비를 여러 번 재촉하는 대신 일정한 신호와 순서를 만들어 보세요.
예를 들어 저녁의 특정 활동이 끝나면 씻고, 양치를 하고, 책 한 권을 읽은 뒤 불을 끄는 식입니다.
매일 순서가 비슷하면 부모가 계속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예상하기 쉬워집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완벽하게 같은 시각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잠자리에 가까워질수록 반복되는 흐름을 아이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잠자기 직전에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도 있습니다
불을 끄려고 하면 갑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친구와 다퉜던 일, 선생님에게 혼난 일, 내일 걱정되는 일처럼 낮에는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이때 꺼내기도 합니다.
부모는 또 자는 시간을 미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 숙제와 놀이로 바빴던 아이에게 잠들기 전 시간이 부모와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아이의 이야기를 무조건 끊기보다 잠자리보다 조금 앞선 시간에 부모와 이야기할 시간을 따로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잠깐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거나 씻고 난 뒤 함께 앉아 있는 식이면 충분합니다. 아이에게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 생기면 잠자리에서 해야 할 일도 조금 단순해질 수 있습니다.
밤의 문제처럼 보여도 낮의 생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뒤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고 저녁에도 활동량이 거의 없는 아이가 있습니다. 반대로 늦은 저녁까지 지나치게 신나는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한 수면은 밤의 습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낮 동안 적절하게 활동하고, 아침에 일어나고, 식사하고, 저녁이 되면 활동의 강도가 낮아지는 하루 전체의 흐름이 함께 연결됩니다.
따라서 잠을 잘 자게 하려고 밤에만 애쓰기보다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일 피곤하다는 설명이 아이에게 잘 통하지 않는 이유
어른은 오늘 늦게 자면 내일 피곤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조금 더 놀고 싶어도 다음 날을 생각해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내일 아침의 피곤함보다 지금 하고 있는 놀이의 즐거움이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취침 시간마다 긴 설명과 설득을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매일 협상이 이어지면 잠자리에 드는 일이 그날그날 다시 결정해야 하는 문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정한 기본적인 취침 흐름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작은 선택권을 줄 수 있습니다.
잠옷 두 벌 중 무엇을 입을지, 잠들기 전에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인형을 침대에 가져갈지 정도는 아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잠을 잘 것인지 말 것인지를 매일 협상하기보다 잠들기까지의 작은 과정에는 아이가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잠자기 싫어하는 것과 잠들지 못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보기에는 아이가 계속 버티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도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거나, 밤중에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기 매우 힘들어하고 낮 동안 심하게 졸려 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습관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코골이, 자는 동안 숨이 멈추는 듯한 모습, 숨쉬기가 불편해 보이는 모습처럼 수면 중 특이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진과 상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일찍 재우는 방법만 찾기보다 충분한 시간 동안 편안하게 자고 있는지, 낮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수면 문제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의 수면 흐름을 기록해 보세요
밤마다 잠자리 실랑이가 반복된다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일주일 정도 아이의 수면 흐름을 관찰해 보세요.
침대에 들어간 시간보다 실제로 잠든 시간이 언제인지,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는지, 주말에는 얼마나 달라지는지 살펴봅니다.
잠들기 전에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는지, 숙제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있었는지, 형제자매와 신나게 놀고 있었는지에 따라 바꿔야 할 부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 반복되는 요구도 살펴보세요. 매일 물을 찾는다면 침실에 들어가기 전에 물을 마시는 순서를 만들 수 있고, 매번 내일 준비물을 걱정한다면 저녁 일찍 가방을 확인하는 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아이의 성격에서 찾기보다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입니다.
목표는 아이를 빨리 재우는 것이 아닙니다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와 매일 실랑이를 하다 보면 부모의 목표는 어느 순간 어떻게든 빨리 재우는 것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수면 습관의 목적은 부모가 정한 시각에 아이를 침대에 눕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자고, 비교적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며, 잠자리를 편안한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갑자기 모든 습관을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먼저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해보고, 잠들기 전 화면 사용을 줄이고, 씻기와 양치처럼 매일 반복되는 순서를 만들어 보세요.
그 흐름이 익숙해지면 부모가 자러 가라고 여러 번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예상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연령인 6~12세의 권장 수면시간은 일반적으로 하루 9~12시간입니다. 하지만 숫자만 채운다고 건강한 수면 습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수면시간과 함께 비교적 일정한 생활 리듬과 편안하게 잠드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밤마다 버티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일찍 잠드는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잠자리에 들기 쉬운 하루의 흐름을 하나씩 만들어 주세요.
잠은 아이를 재촉해서 끝내야 하는 하루의 마지막 숙제가 아니라 다음 날을 시작할 힘을 채우는 생활 습관입니다.